술과 건강 2탄 / 술 한잔에 시름을 던다? / 코로나 블루에 술이 도움이 될까요?
요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래 이어지면서 우리는 마음편히 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국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만 합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코로나19'와 우을을 상징하는 '블루'가 합쳐진 말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어드는 등 확 바뀐 일상 때문에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합니다.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편의점은 주류, 냉동식품, 간편식의 판매는 두 자리수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2월의 편의점 주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고 와인과 소주 판매량은 25% 정도까지 늘어났다고 합니다.
술 한잔에 시름을 던다
그렇다면 정신적인 고통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은 정신건강에 좋을까요?
1. 술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
우리는 흔히 알코올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생각할 때 간이나 심장에 미치는 영향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알코올은 뇌와 신경계를 비롯해서 우리의 정신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줍니다.
특히 잠이 오지 않거나 기분이 울적하거나 웬지 술을 마셔야할 것 같아서 한잔 두잔 마시는 술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합니다.
알코올은 뇌기능을 떨어뜨려 충동성을 높이고 통제력을 떨어지게 하는데, 통제력이 떨어지면 여러가지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과음과 폭음 습관은 기억력 저하를 부추기기도 하는데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에 따르면 알코올은 뇌세포를 파괴하고 뇌와 신경계의 필수영양소인 비타민 B1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 부위는 뇌라고 합니다.
저도 요즘에 맥주를 조금씩 자주 마셨는데 요즘들어서 건망증이 이전보다 심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씩 줄여나가야 될 것 같아요 저부터도...
술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후 섭취하는 알코올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오고 이 때문에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고 또다시 술을 찾게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알코올은 숙면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며 영양분의 체내 흡수 능력을 떨어뜨리는데 특히 비타민 B1, B2, 엽산, 아연과 같이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필수적인 영양소들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이렇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 시국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얼핏 생각해봐도 아주 심각합니다.
더 큰 문제는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뇌의 중독회로가 강화되어 알코올 중독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금단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쉽게 술을 끊을 수 없게 됩니다.
2. 술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순기능
그러나 음주의 순기능도 있긴 합니다.술이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는 악영향을 주지만 창의력에는 좋다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된 바 있습니다.
2012년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은 '맥주를 몇 잔 마신 남성이 술을 마시지 않는 남성보다 창의적인 문제를 더 잘 푼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연구는 창의력 테스트를 하기 위해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3개의 단어를 제시한 뒤 4번째 단어를 유추하는 실험을 했는데 술을 마신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0%나 문제를 더 잘 풀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문제를 푸는데 걸린 시간도 술을 마신 그룹은 평균 11.5초였는데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은 15.2초였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면 창의력이 좋아지는 이유는 알코올이 뇌의 작업기억 용량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작업기억은 순간적으로 정보를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인데 우리가 특정한 것에 집중할 때 사용됩니다.
우리의 뇌는 한 곳에 몰입을 하게 될수록 거기에만 집중하게 되어 창의적인 해법을 떠올리기 힘들어집니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의가 약간 산만하고 느슨한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생각이 잘 날때를 떠올려보면 아무 생각 없이 산책을 하거나 샤워를 할 때 떠오를 때가 많죠.
알코올은 뇌의 작업용량을 줄여서 다른 생각거리들이 들어올 기회를 마련하고 이것은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작가나 예술가들이 술을 즐기면서도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길 수 있는 것입니다.
저도 맨정신에 글을 쓸 때보다 맥주를 한 캔 마시고 글을 쓰면 이상하게 더 잘써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에 이런 이유가 있는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3. 결론
이렇게 가끔 술이 좋은 기능을 할 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지만 아예 술을 마시지 않고 살기 쉽지 않은 세상이기도 하고 최대한 적당히 절제해서 음주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데는 술보다는 운동이나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활동 등이 훨씬 좋으니까
술에 의존하지는 말고 다같이 코로나 블루를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1. Jarosz et al., "Uncorking the muse: Alcohol intoxication facilitates creative problem solving", Consciousness and cognition, 2012
2. 이순용 기자, "코로나19 분노, "술로 해결 안돼요", 이데일리, 2020
3. 김태훈 기자, "술 한잔에 시름을 던다?···정신은 골병든다", 경향신문, 2019
4. 김선영 기자, "아직 젊은데 자주 깜빡깜빡? 심한 스트레스·우울증·술이 화근", 중앙일보,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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