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건강 1탄 / 하루 한두잔의 술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 나쁘다? / 술에 관한 최신 연구 정리

술과 건강 1탄 / 하루 한두잔의 술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 나쁘다? / 술에 관한 최신 연구 정리

하루 한두잔의 술은 오히려 건강에 좋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런 말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그리고 술을 마실 때 이 말을 떠올리며 죄책감을 덜고 신나게 마시기도 합니다

사실 적당량의 음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 엄청나게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왔고

건강에 좋은지 안좋은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란이 존재합니다

당장 저부터도 술을 잘 못마시지만 술은 좋아해서 조금씩 자주 마시는데

이렇게 조금씩 자주 마셔도 건강에 괜찮은건지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번 제대로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알코올과 건강에 대한 연구들을 찾아봤습니다

우선 소량의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것을 주장하는 연구들은

알코올 섭취와 사망률 사이에 J커브 모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J커브 모양의 상관관계는 다음 그래프와 같은 현상을 말합니다

University of Victoria, Centre for Addictions Research of BC

위의 그림에서 가로축은 술을 마시는 정도이고 세로축은 사망률인데

이 그림과 같은 J커브 모양의 상관관계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금의 술을 마시는 사람의 사망위험이

오히려 낮다는 것입니다.

저도 어느순간 돌아보니 언젠가부터 이런 말을 TV에서 들었던 것 같고

이런 말을 믿으면서 술을 마실 때의 죄책감을 덜면서 술을 자주 마시고 있었는데 

과연 이런 말이 사실일까요?

실제로 2010년대 중반 이전까지의 수많은 해외의 연구들에서는 

소량의 음주가 건강에 오히려 좋다는 결과가 많이 도출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앞다투어서 연구의 측면에서 앞서있는 국가들에서 이루어진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서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 이후에 이루어진 연구들에서는 기존의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1. 캐나다 빅토리아대 중독연구센터의 연구

캐나다 빅토리아대 중독연구센터장인 팀 스톡웰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2016년 3월에 알코올과 약물 연구저널 (Journal of studies on alcohol and drug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소량의 음주가 건강에 오히려 좋다는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 비교 대상 설계가 잘못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연구결과의 핵심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술을 조금 마시는 사람의 건강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결과들은 술을 조금 마시는 사람의 건강상태가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런 연구들의 연구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니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음주로 인해 건강이 나빠져 더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편향된 표본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으니 당연히 술을 조금 마시는 사람이 건강한 것으로 결과가 도출되었겠죠?

팀 스톡웰 박사 연구팀은 이전에 나온 87개의 연구 결과들에서 이런 편향을 보정하고 다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적당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1주일에 한 잔 이하(하루 섭취 알코올 1.3g 미만)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다'

충격적인것은 87개의 연구논문 가운데 앞서 말한 표본 수집의 오류를 피한 논문은 단 13개 뿐이었고

13개의 논문에서는 적당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의 건강이 더 좋다는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2. 2018년 Lancet에 실린 연구 결과

또한 2018년 저명한 의학 학술지인 Lancet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1990년에서 2016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수행된 694개의 인구 기반 연구와 592개의 음주 관련 연구를 수집하여 분석했는데 술은 아무리 조금만 마시더라도 건강에 해가 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소량의 음주 (알코올 섭최 10 g 정도)는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암 발생, 감염성 질환, 부상 위험을 높여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2016년에 '국민 암 예방 수칙'을 10년만에 개정했는데 음주 관련 기준을 높혔습니다

기존에는 '술은 하루 2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되어 있었지만 이것을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강화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2014년 암 예방 권고사항 중 음주와 관련해 기존에는 '남자 2잔, 여자 1잔 이내에서'에서 '예방을 위해서 음주하지 말 것'으로 개정한 바 있습니다

미국임상종양학회는 2017년 저널을 통해 '소량의 알코올 섭취라도 다양한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렇게 음주는 마시는 양이 얼마나 적든 기본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고 의학적인 면에서 안전한 수준의 알코올 섭취량은 없다고 합니다.

이와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2017년 미국 심장병학회는 성인 33만 명의 생활 습관과 알코올 섭취를 설문 조사했고 8년간 추적한 결과 매일 술을 한 두잔 마시는 것이 장수를 돕는다는점과 알코올 섭취와 사망률 간의 J 곡선의 상관관계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세계 주류 업체가 연구를 후원했으며 설문조사로 이루어진 연구이므로 본인의 기억에만 의존하는 연구라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됩니다.

연구는 세상의 진리를 알기위해 나아가는 과정이고 연구 결과인 논문은 그 연구자가 현재까지 연구한 결과에 대한 그 연구자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렇기에 항상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후대 연구자에 의해 연구 결과가 반박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술과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과 관련된 연구의 경우에는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기관이 어디인가에 따라서 연구의 결과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저널에 발표된 내용이라 하더라도 내용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1. Roerecke, "The protective effects of moderate drinking: lies, damned lies, and... selection biases?", Addiction, 2016

2. Kloner and Rezkalla, "To Drink or Not to Drink? That Is the Question", Circulation, 2017

3. Stokewell et al., "Do moderate drinkers have reduced mortality risk?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alcohol consumption and all-cause mortality, Addiction, 2016

4. Burton and Sheron, "No level of alcohol consumption improves health", Lancet, 2018

5. 곽노필 기자, "[건강] 약간의 술? 창의력엔 '굿'…건강엔 '노굿'", 한겨레, 2016

6. 서정윤 기자, "소량 음주도 지속되면 암 발생 위험 높일 수 있어...", 매경헬스,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