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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리뷰

우리의 골프 퍼팅이 실패하는 (과학적인) 이유! / 퍼팅이 안되는 이유 / 골프공의 과학(물리학)

우리의 골프 퍼팅이 실패하는 (과학적인) 이유! / 퍼팅이 안되는 이유 / 골프공의 과학(물리학)


1. 골프 퍼팅의 중요성


15세기 중엽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되어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스포츠 중 하나가 된 골프 다수의 홀이 갖춰진 경기장에서 정지된 공을 골프채로 쳐서 홀에 넣는 경기로

홀에 들어가기까지 걸린 타수가 적은 사람이 경기에 이기는 스포츠입니다.


1950년대 이름을 날렸던 남아공의 골프선수 보비 로크((Bobby Locke)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드라이브는 쇼, 퍼트는 돈(You drive for show,and putt for dough)


이 말은 멋진 드라이브 샷으로 골프공을 페어웨이 지역에 잘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쇼에 불과하고, 퍼팅을 잘해 공을 홀 속에 집어넣는 순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골프 퍼팅


퍼팅 수가 전체 골프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입니다. 퍼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들 역시 잘 알고 있기에 선수들은 시간만 나면 퍼팅 연습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골프 여제' 박인비 선수 역시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골프는 퍼팅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2년 동안 퍼팅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2. 골프의 과학(물리학)과 딤플



이처럼 중요한 퍼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골프 강습회사 펠츠 골프를 설립한 데이브 펠츠 (Dave Pelz)씨는

사람처럼 퍼팅할 수 있는 퍼팅 로봇을 만들어 완벽한 퍼팅을 구현하고 있으며


영국 링컨대학의 마크 스미스 (Mark Smith) 교수는

'물리학을 통해 퍼팅 과정을 예민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퍼듀 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하는 제시카 위트 (Jessica Witt) 교수는

퍼팅을 하면서 그린 위의 홀을 더 크게 볼 수 있도록 환상(illusion)을 불어넣어주는 방식으로

퍼팅 성공률을 10%나 높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과학자들은 사람의 뇌파에 자극을 주는 방식으로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국내에서도 골프 퍼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연구팀에서는 퍼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골프공의 모양을 바꾸어보는 시도를 했습니다. 오늘날의 골프공의 표면을 보시면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게 생겼는데, 이 울퉁불퉁한 모양을 '딤플' 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딤플 골프공


딤플의 사전적인 뜻은 '보조개/움푹 들어가다/잔물결이 일다' 정도 인데

딤플은 골프공의 과학(물리학)의 핵심이며

골프공이 200미터나 넘는 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비밀이 이 딤플에 있습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이렇게 표면이 울퉁불퉁한 골프공보다

매끈매끈한 골프공이 더 멀리 날아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골프공 역시 표면이 매끈매끈했는데



이 골프공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 표면이 거칠어지게 되고

그렇게 거칠어진 골프공이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을 사람들은 발견하게 됩니다.

많이 사용해 거칠어진 골프공


그래서 사람들은 골프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최적의 딤플의 모양을 오랫동안 연구해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저희가 일반적으로 아는 표면에 300 - 500개의 딤플이 있는 골프공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3. 딤플로 인한 문제점



딤플은 과학적으로 크게 2가지의 역할을 합니다.

첫째로 골프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백 스핀을 만들어서 공이 뜨는 힘, 즉 '양력'을 만들어 줍니다.

두번째로 골프공이 날아갈 때 받는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 주고 '양력을 더 크게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많은 딤플로 인해서 골프공의 비거리는 늘어나게 되었고

선수들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었지만, 표면이 울퉁불퉁해짐에 따라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문제는 바로 '퍼팅 정확도 하락'입니다. 표면이 울퉁불퉁해짐에 따라서 퍼팅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며 우리의 골프 퍼팅이 실패하게 됩니다.

그 양상은 크게 2가지로 나타납니다.

첫번째는 퍼터가 골프공과 부딪힐 때 편평한 면이 아닌

딤플 모서리에 부딪히게 되면서 생기는 '딤플 오차'입니다.

퍼터가 골프공 딤플의 정중앙에 맞으면 골프공은 똑바로 굴러갈 것입니다. 그런데 퍼터가 골프공 딤플의 모서리를 임팩트 하면 골프공은 똑바른 방향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굴러가게 됩니다. 이 오차는 퍼터가 딤플 모서리에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딤플 오차

두번째는 골프공이 그린 위를 굴러갈 때 생기는 오차입니다.

표면이 매끈한 공은 똑바로 굴러가지만 표면이 울퉁불퉁한 골프공은

공이 딤플 모서리를 따라서 구르기 때문에 똑바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Rod Cross 교수는 이와 같은 오차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한 바 있습니다.


우리의 퍼팅이 안되고 퍼팅이 실패하는 이유 중에는

자세가 좋지 않거나, 실력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지만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위에서 설명한 딤플의 태생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딤플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골프공이 개발된다면

우리의 퍼팅 성공률도 올라가고 골프 기록도 향상되겠죠



4.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연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연구팀은

딤플공의 뛰어난 비행성능을 유지하면서도 퍼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공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딤플과는 다른 표면 형상이 필요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힌트를 거북이 등딱지에서 찾았습니다.

거북이 등딱지



거북이 등딱지에는 여러 홈이 파여있는데 이 형상을 골프공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형상은 울퉁불퉁한 면과 매끈한 면이 모두 있기에 두마리 토끼를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연구의 결과 '거북등 골프공'이 탄생하게 됩니다. 연구진은 거북등 골프공의 매끈한 면으로 인해서 딤플 골프공보다 퍼팅 정확도가 개선됨을 증명해내었으며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거북등 골프공과 현존하는 유명 골프공의 비거리를 예측하고 비교했습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연구는 10년동안 지속되었고

초기에는 기존 유명 골프공에 비해 비거리가 80% 수준이었지만

지속된 연구 끝에 비거리를 9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언젠가 거북등 골프공의 성능이 100 퍼센트가 되는 날

우리의 퍼팅 실패는 줄어들 것이고 우리는 퍼팅의 스트레스로부터 상당부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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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출처 1. 민학수, 김세영 기자, "통산 20승 박인비 골프는 역시 퍼팅이더라", 조선일보, 2020 2. 이강봉, "골프 퍼팅 성공률…물리학으로 해결", The science times, 2015 3. http://www.physics.usyd.edu.au/~cross/GOLF/GOLF.htm 4. 심시보 기자, "거북등 골프공이 퍼팅오차 해결?", 매일경제, 2011 5. Kim and Choi, "Aerodynamics of a golf ball with grooves", Proceedings of the institution of mechanical engineers, Part P: Journal of sports engineering and technology,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