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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리뷰

커피는 왜 천천히 걸어도 넘칠까요? / 테이크아웃 커피가 넘치는 이유 / (이그 노벨상)을 수상한 한국의 민사고 고등학생이 밝혀낸 비밀! / 커피 안넘치게 하는 법

커피는 왜 천천히 걸어도 넘칠까요? / 테이크아웃 커피가 넘치는 이유 / (이그 노벨상)을 수상한 한국의 민사고 고등학생이 밝혀낸 비밀! / 커피 안넘치게 하는 법

커피



여러분은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커피를 엄~청 좋아하는데요 저처럼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 지난해 한국인이 마신 커피수가 250억 잔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1인당 연간 500잔의 커피를 마신 셈인데

커피를 아예 안드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은 더 많이 드셨겠죠


우리나라의 카페의 수는 전국적으로 10만 개에 육박하고

테이크 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도 약 330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 입니다. 회사에 출근할 때, 학교에 갈 때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들고 가시는 분들도 정말 많을텐데

한번쯤 커피를 들고 걸어가다가 커피가 컵에서 넘쳐 흐른 경험들이 있으실거에요

빨리 걸은 것도 아니고 천천히 걸었을 뿐인데...

그래도 커피는 넘치죠.

심지어 커피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아도 넘칩니다. 그러면 정말 짜증나죠 안그래도 지각할 것 같아서 짜증나는데

한지원씨의 이그노벨상 수상 논문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t sciences, 2016


이렇게 커피가 넘치는 이유에 대해 연구한 한국 고등학생이 있습니다. 민족사관고등학교 재학 중 이 주제에 대해 논문을 낸 한지원 씨 입니다. 교수님들도 1년에 몇 편 내기 힘든 논문을 고등학교 재학 중 낸 한지원씨는

이 업적으로 2017년 '이그 노벨상' 유체역학 부분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이 '이그 노벨상'은 무엇일까요?' 이그노벨상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 (Improbable Genuine)라는 말과

'노벨'의 합성어로 1991년 처음 제정돼 올해로 30번째를 맞는 상입니다.

한지원씨는 비슷하게 걸을 때, 머그잔 속의 음료는 튀고 와인잔 속의 음료는 튀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걸음걸이를 모사하기 위해 진동을 줄 수 있는 장치를 이용해서

진동수를 바꾸어가며 머그잔과 와인잔에 진동을 발생시켰습니다.

와인잔


여기서 진동수는 '1초동안 진동하는 횟수'이고, 단위는 'Hz'입니다. 그 결과 2Hz 의 진동수로 진동을 주었을 때는 와인잔 속의 커피가 머그잔 속의 커피보다 심하게 흔들렸지만 진동수를 4Hz로 2배 증가시켰을 때는, 머그잔 속의 커피가 와인잔 속의 커피보다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지원 씨는 우선, 커피가 컵속에서 움직일 때의 진동수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커피의 주된 진동수는 3.8Hz 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즉 초당 약 4번 진동하는 것입니다.

진동수에 따른 커피의 흔들림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t sciences, 2016커피가 컵 속에서 움직일 때의 진동수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t sciences, 2016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때 진동수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된 기기는 삼성 갤럭시 s4라는 것입니다.

요즘 휴대폰의 성능이 정말 좋아요. 다음으로 우리가 컵을 들고 걸을 때 컵을 든 손의 3차원적인 진동수를 측정했습니다.

우리가 걸을 때를 생각해보면 앞뒤, 좌우, 아래위 세 방향으로 모두 흔들흔들거리면서 걷게 됩니다.

따라서 컵을 든 손도 필연적으로 진동하게 되는데

한지원씨는 이 3방향의 진동수를 모두 측정했고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컵을 들고 걸을 때, 컵을 든 손의 아래위 방향의 진동수가 3.5~4Hz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진동수는 아까 말씀드렸던 커피의 주된 진동수 3.8Hz와 상당히 비슷한 값입니다. 이렇게 진동수가 비슷해지면 무슨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요? '공진 현상' 이것은 어떤 물질이 진동하는 진동수와, 외부에서 가해진 힘의 진동수가 같으면 물질의 진동이 갈수록 증폭되는 현상입니다.

아이들이 그네를 탈 때 그네를 밀어줄 때를 생각해보면

그네가 움직이는 그 리듬에 맞추어서 조금의 힘만 가해줘도 그네는 더 높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공진현상을 이용한 예입니다. 그럼 만약 그네를 빠르게 멈추고 싶다면 그네의 진동수와 다른 진동수로 힘을 그네에 가해주면 됩니다.

아니면 오래 놔두면 마찰에 의해 그네의 진동이 멈추게 되죠 우리가 걸을 때 우리들의 머그컵에 담긴 소중한 커피가 점점 크게 흔들리다가

컵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공진 현상 때문입니다. 커피의 고유한 진동수와 걸을 때 우리의 손이, 커피에 가하는 진동수가 같아져서 진동이 커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커피를 쏟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걸을 때의 '컵을 쥔 손의 진동수'를 바꾸면 될 것 같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 한지원씨는 여기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했는데, 먼저 뒤로 걷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뒤로 걷게 되면 앞으로 걸을 때와 다른 손의 진동수를 가지게 되어서 커피는 넘치지 않겠지만, 아마 더 큰 사고가 발생하겠죠 저자가 제시한 실용적인 해결책은 손으로 컵을 잡는 방법을 바꾸는 것입니다.

컵의 윗부분을 잡는 그림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t sciences, 2016


일반적으로 컵을 잡을 때처럼 컵의 손잡이를 잡는 것이 아니라 컵의 윗부분을 감싸쥐고 걸으면

걸을 때의 손의 진동수가 4Hz보다 낮아지고 공명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아니면, 컵의 크기가 작아지면 커피의 고유진동수가 높아지게 되어서 공명 현상을 피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저자가 제시한 컵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큰 컵을 작은 컵 여러개로 나눈다는 아이디어 입니다.

공명 현상을 피하기 위한 컵


마지막으로 한지원 씨의 이그 노벨상 수상 소감을 전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배웠는데, 연구는 당신이 몇 살인지 혹은 얼마나 똑똑한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그런 큰 시상식장에서 수상 소감으로 농담을 할 수있는 여유가 정말 부럽습니다.







내용 출처 1. 홍주희 기자, "세계 최고 '커피공화국'은 일본 …한국은 몇 위?", 중앙일보, 2017 2. 김수진 기자, "'괴짜 노벨상'에 한국인 선정…걸을 때 커피 쏟는 이유 규명", 연합뉴스, 2017 3. Han,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Achievements in the lift sciences, 2016 4. https://www.youtube.com/watch?v=yNwLfRpNHhI&feature=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