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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리뷰

소변 튀는 현상을 줄이려면? / 남자 소변 안튀는 방법 / 소변 튐 방지

소변 튀는 현상을 줄이려면? / 소변의 물리학 심리학 경제학 / 소변 튐 방지


남자들은 보통 서서 소변을 보는데 서서 소변을 보면 변기와 변기 주변으로 오줌이 많이 튑니다.

화장실 바닥과 벽에 튀게되면 더러워지고 악취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닦아보려고 해도 잘 안되고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데 이런 이유로 남자의 소변을 보는 행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습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화장실 환경에 대해 연구해온 가정용 세제 업체 존슨과 일본의 기타사토환경과학센터는 일반 가정의 좌변기에서 서서 소변을 볼 때 어느 정도나 튀는지 연구했는데, 남자가 서서 소변을 보면 변기의 바로 앞부터 반경 40cm 이내의 바닥과 30 cm 높이의 벽까지 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남자가 혼자 사용하는 변기를 1개월 동안 청소를 하지 않은 채로 조사한 결과 전혀 예상치 못한 곳까지 사방으로 튀었다고 합니다.


생활용품 업체 라이온의 실험에서는 남자가 하루 평균 소변을 보는 횟수인 7번 소변을 보면 약 2300 방울이 변기 바깥으로 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항이나 대형 할인점 등 공공시설의 남성 소변기에는 '한발짝 더 가까이' 등의 문구가 자주 보이지만 실제로 그런 문구처럼 행동하는 분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물리학자들은 소변이 튀는 현상을 연구하고 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의 브리검 영(Brigham Young) 대학교 연구팀은 남성의 소변줄기를 재현한 모의실험을 시작했는데, 물 19리터와 2가지 형태의 인공 요도로 연결된 호스를 이용해 실험세팅을 했습니다. 소변을 볼 때 소변의 평균 속도는 초당 2.1 cm인데 이를 재현하기 위해 물감을 탄 물을 변기에 대고 초당 2.1 cm의 속도로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물줄기가 변기에 부딪히는 순간을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해서 촬영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소변이 잘 튀게되는 이유에 대해 밝혀냈습니다. 그것은 레일리 불안정성의 원리 때문입니다.



'레일리 불안정성(Rayleigh instability)' 이라는 현상은 물줄기가 중력에 의해 떨어질 때 

처음에는 물줄기의 형태를 유지하지만 그 모양 그대로 계속 내려오지 않고 어느 순간부터는 구형의 물방울 분리되어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줄기의 형태에서 구형의 물방울로 바뀌는 이유는 표면장력 때문입니다. 

표면장력은 액체의 표면이 스스로 수축하여 되도록이면 작은 면적을 가지려는 경향성을 말합니다.


이 레일리 불안정성의 원리 때문에 소변은 물줄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물방울로 바뀌어서 많이 튀게 되는 것입니다.

오줌이 튀는 것은 오줌과 표면까지의 거리, 오줌이 부딪히는 각도, 변기의 소재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속도나 자세 등의 요인보다 '각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소변이 변기 벽면에 직각으로 부딪히거나 소변이 변기 내에 존재하는 물에 바로 닿게되면 튀는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연구팀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이렇습니다.

 '변기 벽면을 겨냥하되 45도 정도로 아래쪽을 향해 소변을 보면 소변 줄기가 변기 면을 따라 흘러서 튀는 현상이 덜 발생하고 몸 쪽으로 튀는 물방울도 변기에 의해 막아진다'


이 연구결과는 2013년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에 발표되었습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 파리 스티커



남자분들은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것을 많이 보셨을거에요 

요즘에는 파리뿐만 아니라 벌, 과녁, 축구공 등 별의 별것이 다 붙어있습니다.

이런 목표물을 소변기에 붙임으로서 남자들은 그 목표물을 조준하게 되고 그 목표물이 부착된 위치가 적절하다면 소변이 많이 튀지 않게됩니다.


이런 파리 스티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눈 앞에 뭔가 있으면 맞히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수렵채집사회부터 전해져오는 사냥 DNA가 아직 남아있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는 더이상 사냥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지만 대신 각종 스포츠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축구, 야구, 농구 등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공 자체를 맞히거나 공을 어떤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스포츠입니다. 

특히 저를 포함해서 게임을 즐기는 남자들은 목표물이 있으면 그것을 정조준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축구



그런데 왜 하필 파리를 붙여놨을까요?


이것도 심리학과 관련이 있습니다.

만약 이쁜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왜인지모를 죄책감에 그 스티커를 조준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혐오스러운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본능적으로 다른 소변기를 찾겠죠


이런 측면에서 파리는 아주 적절한 대상입니다. 

적절하게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무섭지는 않고 보통은 파리를 조준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소변기 파리 스티커



파리 스티커를 붙이는 시도를 최초로 한 곳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이라고 합니다.

이 단순한 아이디어로 인해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감소시켰고 청소 비용을 8%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처럼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인간의 행동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데 이런 사례들을 '넛지(Nudge)'라고 일컫습니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의 의미가 있습니다.


시카고대학교의 리처드 세일러 교수는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파고드는 행동경제학의 대가입니다. 

그는 앞서 소개한 현상을 '넛지 이론'으로 설명하였고 대중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로로 2017년 49번째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소변이 튀는 현상을 막기위해 남자들이 앉아서 소변을 보는 것이 나을까요?

여러가지를 고려해야겠지만 의학적으로는 남자의 요도가 S자 모양이라서 앉아서 소변을 보면 요도가 펴지지 않아서 좋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전립선비대증으로 방광 수축 능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앉아서 소변을 봐야 복압이 올라가 배뇨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참고자료

1. 박민식 기자, "미국물리학자들 이색연구 소변 튀는 현상 줄이려면 속도·자세보다 각도가 중요", 한국일보, 2013

2. 박중언 특파원, "남자의 튀는 오줌 막아라", 한겨레, 2006

3. Randy et al., "Urinal dynamics", APS Division of Fluid Dynamics Meeting Abstracts, 2013